졸업 잡담본능슬팍

어제가 졸업, 이었다.

졸업 축하한단 소리를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다. 마치사람들은 원래 '졸업축하'가 띄어쓰기 없는 한 단어인양 으레 '졸업' 뒤엔 '축하'를 붙였다. 하지만 웬 일인지 난 졸업이 축하받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취업없는 졸업이란. 학교가 나를 뱉어낸 것만 같다.

졸업한 날,
잠들기 전은 스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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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돈까스 식신본능슬팍

요즘은 뭐, 먹는 것이 영 궁상맞아서 블로그에 잘 안들어왔더랬습니다. 집에서 대충 계란에 밥 비벼 먹거나 아니면 학식을 먹었으니까요. 새해 모토 중 하나는 무욕한 라이프입니다. 그간 욕구불만으로 수면욕, 식욕, 소비욕이 쩔어줬는데 조금씩 내려 놓으렵니다. 쉽지는 않지만 조금씩 실행중이고, 하루 만원으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오늘도 학식에서 밥을 먹는데 이런 것이 나왔습니다.

별 기대 안했던 3천원짜리 돈까스의 위풍당당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꽤 두툼해요. 튀김옷도 바삭거리고 말이죠. 제가 싫어하는 돼지 누린내도 안나고. 정말 기대 안했던 것에 입이 떡 벌어지게 행복해서 오랜만에 음식 사진 한 장 박았습니다. 손목 아프도록 자르고 자르고 또 잘라 친구와 냠냠 쩝쩝 맛있게 먹었습니다. 인생은 이렇게 별 것 아닌 기쁨들이 모여 큰 기쁨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막상 벼르고 벼른 끝에 성취한 기쁨은 허무할 때가 많잖아요.

몸살 기운이 있어 일찍 집으로 들어와 누웠습니다. 목이 칼칼하여 끓인 립톤 카모마일. 계속 똑같은 걸로 우려먹는데도 저렇게 샛노란 색깔이 나오니 어찌나 기쁜지요.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책 옆에 끼고 마시는 카모마일 한 잔. 세상에 남 부러울 것 없네요. 요즘 부쩍 나돌아다니느라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드물었는데 오랜만의 망중한이 반갑고 또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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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안주 : 소문난 경북집의 동그랑땡과 술국 음주본능슬팍

오늘, 아니 12시 지났으니 어제로군요. 종로 피카디리에서 '밀레니엄'을 보았습니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이 오랜만에 재미난 영화 본 것 같아 기분이 상큼해집니다. 오싹한 기분 그대로 늦은 저녁 겸 반주?를 먹으러 갑니다. 전부터 벼르던 '소문난 경북집'입니다.

이 집 대표 메뉴인 동그랑땡(\9.000)이예요. 두툼한 것이 보통 동그랑땡과 다르게 크기도 꽤 큽니다. 시키자마자 나오는 걸 보니 미리 만들어놓고 살짝 데우기만 한 듯. 맛있네요. 두툼해서 씹는 맛도 있고. 계란 옷이 두툼하게 입혀진 것도 전 좋아요. 기름맛이 많이 나지만 전 뭐 기름진거 좋아하니까. 공복이었는데도 막걸리에 저것만 먹어도 꽤 배가 물러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가격도 9,000원이라 참 좋습니다. 학교 앞이나 집 근처였으면 진짜 참새방앗간 드나들 듯 갔을텐데.
동그랑땡으로 적당히 요기를 하고, 포만감을 위해 시킨 순대술국(\10,000). 술국들 많이 시켜 먹더라구요. 이 집이 동그랑땡과 더불어 순대도 유명하다해서 시켜봤습니다. 다데기만 넣고 가스버너에서 펄펄 끓입니다. 양념장을 풀고 먹어봤는데 국물이 깊은 맛은 안나서 조금 아쉽. 그래도 순대랑 머릿고기가 꽤 들어가서 막걸리와 함께 술술 잘 들어가네요. 돼지 누린내도 안나구요. 저는 저렇게 들깨가루 터프하게 많이 넣은 스타일이 좋아요. 파도 듬뿍 들어가고. 순대에 콩나물의 콩도 씹히는 것이 다양한 재료를 넣은 것 같은데 별미네요. 다음엔 순대만 따로 시켜 먹어봐야겠습니다.

극도의 귀차니즘으로 식당 소개 대신 '오늘의 점심', '어제의 안주' 등등 간단한 음식 소개로 갈음합니다. 요새 좀 나름 슬럼프예요. 최근에 읽은 소설인 장강명의 '표백'에서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주인공 '나'가 공부하는 틈틈이 매일 맥주를 먹던데 제가 요즘 딱 그런듯. 맥주도 알콜이니 주의해야겠어요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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